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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 산유국들, 호르무즈 우회로 총력전…한국 원유 공급망은 안전할까?

bang-nal 2026. 7. 15.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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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 산유국들, 호르무즈 우회로 총력전…한국行 원유 공급망은 안전할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와 20% 통행료 부과 방침을 밝힌 이후, 걸프 지역 산유국들이 원유 수출을 위한 대안 경로 찾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CNBC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미 사우디아라비아는 전쟁 발발 초기부터 지상 파이프라인을 활용해왔고 아랍에미리트(UAE)도 대체 수송로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홍해로 이어진 육상 파이프라인 풀가동

사우디아라비아는 지형상 동쪽에 유전이 집중돼 있어 그동안 동부 페르시아만을 통해 하루 약 7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해왔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자 서쪽 끝 홍해 얀부 항구로 이어지는 1,200㎞ 길이의 '동서 파이프라인'을 대체로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이 파이프라인으로 하루 약 200만 배럴만 내보냈지만, 최근에는 최대 용량인 약 700만 배럴까지 물량을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현재까지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만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원유 파이프라인을 가동 중인 걸프 지역 산유국이라며, 이 두 나라의 가용 수송 능력을 하루 350만~550만 배럴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UAE, 새 항만·환적 시스템으로 해협 의존도 낮춰

UAE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고 중동 최대 물류 허브인 제벨알리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동해안에 새로운 항만과 컨테이너 터미널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걸프만의 항만 운영업체 DP월드는 오만해를 향한 푸자이라 해안 지역에 다목적항과 터미널을 새로 짓는 방안을 정부 관계자와 논의 중이며, 1년 반 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컨테이너가 해협을 통과하지 않고도 UAE 영토를 거쳐 육로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UAE 최대 국영 석유회사 ADNOC도 해협 바깥의 푸자이라항에서 선박 간 환적을 통해 원유를 판매하는 방식을 새롭게 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움직임의 배경에는 전쟁으로 인한 실질적 타격이 있다.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으로 UAE 내 목표물을 공격하면서 제벨알리항의 물동량은 전쟁 이후 90~9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DP월드의 올해 전체 수익은 지난해 66억 달러에서 약 59억 달러로 줄어들 것이라는 신용평가기관의 전망도 나온다.

완전한 대체는 아직 요원, 아시아 수입국엔 여전한 리스크

전문가들은 이런 우회 노력이 이란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한 에너지 컨설팅업체 최고경영자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노출을 줄일수록 이란에 대한 협상력이 커질 수 있어, 이 지역에서 이란의 힘과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이런 대안 수송로가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대체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쿠웨이트와 이라크, 카타르는 여전히 원유 수출을 위해 해협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현재의 대체 파이프라인 용량으로는 해협이 장기간 막힐 경우 발생할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물량을 모두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새로운 대안 수송로와 파이프라인 구축에는 통상 18개월에서 24개월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물량의 상당 부분은 한국을 비롯한 한중일 등 아시아 소비국으로 향한다. 걸프 산유국들의 이런 우회로 구축 시도가 단기적으로는 공급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중동발 에너지 공급망의 구조 자체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이런 흐름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오늘의 한줄평

파이프라인이 바다를 대신하기까지, 그 사이의 리스크는 우리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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