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으로 주가 26% 빠지자, 주주들이 노조에 분노를 쏟아냈다

같은 그룹 계열사가 성과급 갈등을 극적으로 봉합하는 사이, 이 회사만큼은 홀로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이 내용은 지난 5월 초부터 6월 말 사이 집중적으로 벌어진 사안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은 지난 5월 1일부터 5일까지 창사 이래 첫 전면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이후에도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노조는 연장근무와 휴일근무를 전면 거부하는 무기한 준법투쟁으로 전환했습니다.
코스피가 뛰는데 이 회사만 떨어졌다
지난 7일 종가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146만 8000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1월 고점 대비 약 26퍼센트 하락한 수준이며 연초 대비로도 13퍼센트가량 빠진 수치입니다. 주가가 고점 대비 26퍼센트 급락하면서 시가총액도 약 4분의 1이 증발했습니다.
이 시기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며 반도체 대형주가 폭등하던 때와 정확히 겹칩니다. 이 때문에 주주들 사이에서는 코스피 불장이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다 날아가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만 떨어지는 이유가 뭐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노조가 요구한 것, 영업이익 20퍼센트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기본급 14.3퍼센트 인상, 전 직원 정액 350만원 인상, 1인당 3000만원 규모의 타결금 지급, 그리고 영업이익의 20퍼센트를 성과급으로 배분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노조 측은 회사가 최대 실적을 낸 것은 모두 직원들이 노동한 결실이라며,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영업실적이 전년 대비 30퍼센트 이상 성장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다시 한번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습니다. 지난 분기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무려 46퍼센트에 달했는데, 이는 최근 5년 사이 2배 가까이 상승한 수치입니다.
노조 측은 사측이 성과급의 결정 기준을 밝히지 않고, 파업을 하면 실적이 낮아져 성과급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공공연하게 언급하는 것이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지난해 11월 유출된 사측 인사 문건에, 40세 이상 희망퇴직안 검토와 초대졸·대졸 사원 간 비공개 진급 트랙 구분이 담겨 있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했습니다.

사측이 제시한 안, 그리고 벌어진 간극
사측은 노조 요구에 맞서 임금 인상률 6.2퍼센트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조가 요구한 14.3퍼센트와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격차입니다.
이런 입장 차이 속에 노조는 지난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부분 파업을 벌였고, 이어 5월 1일부터 5일까지는 2800여명이 참여한 전면 파업을 단행했습니다. 회사 측은 이 파업으로 항암제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이른바 HIV 치료제 등 23개 제품의 배치 생산 프로세스가 중단됐다고 밝혔고, 부분 파업만으로도 약 1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추산했습니다. 닷새간의 전면 파업이 예정대로 이어질 경우 손실 규모는 약 6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주주들의 분노, 손해배상 청구 요구까지
파업이 장기화되자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은 임계점을 넘어섰습니다. 한 주주는 파업으로 1000억원 이상을 날렸다는데 회사는 왜 해고하지 않느냐고 지적했고, 다른 주주는 노조가 주가 하락과 영업 손실을 직접 메워야 한다며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주주들이 가장 강하게 반발한 지점은 영업이익 20퍼센트라는 성과급 요구안이었습니다. 온라인상에서는 절대로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지 말고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이 힘을 얻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앞서 삼성전자 주주단체가 서울 여의도에서 집회를 열고 노조의 불법 파업 시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했던 사례처럼,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들 사이에서도 실질적인 주주 행동 움직임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증권가도 목표주가를 내렸다
파업 장기화의 여파는 증권가 전망에도 그대로 반영됐습니다. 삼성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21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인건비 추정치를 기존 1677억원에서 2931억원으로 75퍼센트 상향 조정했다며, 임금 인상 기저가 매년 복리로 누적되는 구조적 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삼성증권은 생산과 납품 주기를 고려할 때 파업에 따른 매출 차질분이 3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고, 올해 조정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보다 12퍼센트 낮은 2조 1953억원으로 낮춰 잡았습니다.
삼성전자의 극적 합의가 던진 변수
이런 대치 국면에 중요한 변수가 등장했습니다. 앞서 확인된 것처럼 삼성전자 노사는 총파업 전날 밤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며 창사 이래 최대 총파업 위기를 넘겼습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 사업 성과의 10.5퍼센트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고, 세후 전액을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삼성전자와 같은 삼성그룹 초기업 노조 소속이고, 삼성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요 주주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노사의 극적 합의가 삼성바이오로직스 갈등 해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는 사정이 달랐다
다만 노조 측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임금 협상뿐 아니라 인사 제도 개선 문제까지 얽혀 있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노조가 임금 인상뿐 아니라 경영권 참여 성격의 요구까지 하고 있어 협의가 더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양측의 감정의 골도 깊어졌습니다. 사측은 노조 관계자를 내부 영업비밀 유포와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고, 노조 역시 부당노동행위와 임금 체불을 주장하며 사측 인사를 맞고소했습니다.
결국 삼성 초기업노조를 탈퇴했다
나무위키에 기록된 흐름에 따르면, 지난 6월 28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를 탈퇴하고 독자 노선을 걷기로 했습니다. 이는 삼성전자 노사의 합의 방식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황에는 그대로 적용되기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정으로 풀이됩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기본급 인상률은 사측 제시안 수준에서 묶되 특별경영성과급 구조로 보완했던 방식을,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유사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이른바 패키지 딜 시나리오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고정비 부담을 유발하는 기본급 인상률은 낮추고, 1회성 인센티브의 설계를 바꾸는 구조적 우회로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른 계열사로도 번진 성과급 갈등
비슷한 시기 카카오에서도 성과 보상 체계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벌어졌습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는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5개 법인에서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시켰고, 영업이익의 13에서 14퍼센트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했습니다.
이는 앞서 확인된 현대차와 기아의 성과급 요구, 그리고 청와대가 프랑스식 이익분배제를 대안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배경과도 맞닿아 있는 흐름입니다. 반도체 업계에서 시작된 이익 연동형 성과급 요구가, 바이오와 IT, 자동차 업계까지 도미노처럼 번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투자자가 챙길 점
이번 사례는 노사 갈등이 단순히 임금 협상 실패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주가와 시가총액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특히 위탁개발생산이라는 사업 특성상 생산 연속성과 고객사 신뢰가 핵심 경쟁력인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기업에는, 파업이 단기 손실을 넘어 장기적인 수주 경쟁력 훼손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투자자라면 이런 노사 갈등이 진행 중인 종목의 경우, 협상 진행 상황과 증권가의 실적 전망 조정을 함께 주시하며 투자 판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무리
같은 삼성 계열사 안에서도 삼성전자는 극적 합의로 총파업을 막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결국 초기업노조를 탈퇴하며 독자 노선을 걷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습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화려한 흐름 속에서도, 노사 갈등이라는 개별 기업의 리스크는 주가를 정반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사례가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오늘의 한줄평
"다른 종목은 불장을 탔는데, 이 회사만 파업이라는 눈보라 속에 홀로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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