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또 폐쇄…美 "열려있다" vs 이란 "봉쇄" 정면충돌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며 국제 원유 수송의 핵심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대치가 격화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이란 내 미사일·드론 기지, 해군 시설, 탄약 저장고, 통신망 등 약 140개 군사 목표물을 정밀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컨테이너선이 공격을 받아 멈춰선 사건을 계기로 이뤄진 대응이었다.

이란 "추후 통보 때까지 폐쇄" vs 미국 "모든 선박에 개방"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은 미국의 공습 직후 호르무즈 해협을 추후 통보가 있을 때까지, 그리고 미국의 역내 개입이 끝날 때까지 전면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혁명수비대는 외국 세력의 영향을 받은 선박들이 승인되지 않은 항로로 통과를 시도했다며, 경고를 무시한 선박 한 척을 실제로 정지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방송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여전히 열려 있다고 밝히며, 전날 밤 이란을 강하게 공격했다고 언급했다. 미 중부사령부 역시 이 국제 수로를 합법적으로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에 해협이 개방돼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측의 주장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가운데, 다국적 해상안보기구인 합동해상정보센터(JMIC)는 해협 남쪽 항로를 통한 통항은 가능하다고 평가하면서도 현재 해상 위협 수준을 여전히 심각 단계로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공방이 이어지면서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운항은 크게 위축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종전 합의에도 재점화된 갈등
앞서 미국과 이란은 지난달 중순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해협 통항 항로 지정 권한을 둘러싼 해석 차이가 갈등의 불씨로 남으면서, MOU 체결 이후에도 상선 공격과 군사적 충돌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란은 자국이 지정한 항로가 아닌 경로로 통과하려는 선박을 계속해서 공격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를 MOU 위반으로 규정하고 공습으로 대응하는 패턴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치러진 전 이란 최고지도자 장례식에서 확인된 강경 지지층의 결집이 이란 내 대미 강경파에 자신감을 실어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협상을 통한 조기 봉합보다는 당분간 군사적 긴장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국내 경제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의 핵심 관문으로, 이 지역의 긴장이 장기화되면 국제유가 상승과 이에 따른 수입 물가 부담이 재차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국내 6월 소비자물가가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석유류 가격이 급등하며 2년 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바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재충돌이 하반기 물가 흐름에 추가 변수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국제유가 시세는 변동성이 매우 큰 데다 시시각각 바뀌는 지정학적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여서, 이번 사태가 실제로 원유 공급 차질로 이어질지, 아니면 지난 수개월간 반복돼온 것처럼 공방과 진정을 되풀이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국내 증시와 원자재 시장에서도 당분간 중동발 뉴스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관련 소식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오늘의 한줄평
종전 서명은 했지만, 바다 위 신경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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