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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조원 풀어도 못 막았다…환율 1549원, 17년 만의 최고

bang-nal 2026. 7. 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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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조원 쏟아부었는데도 못 막았다, 환율 17년 만에 1549원


외환당국이 반년 동안 50조원에 달하는 달러를 시장에 풀었지만, 환율 상승을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4.2원 오른 1549.4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종가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6일 1550.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국민일보는 이를 약 17년 3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날 환율은 2.1원 내린 1543.1원으로 출발했지만 장 초반 상승 전환했고, 한때 1550원선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반년간 50조원을 풀고도 역부족

외환당국은 환율 급등 속도를 늦추기 위해 보유 달러를 시장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습니다. 한국경제 분석에 따르면 외환당국이 지난 두 분기 동안 시장에 순매도한 달러는 360억9500만달러, 원화로 환산하면 50조원 안팎에 달합니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순매도액은 224억6700만달러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이는 역대 네 번째로 큰 규모의 순매도입니다. 그럼에도 환율은 다시 1550원선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반년 새 수십조원 규모의 달러를 풀었는데도 환율이 다시 1550원선을 뚫었다는 것은 원화 약세 압력이 그만큼 강하다는 의미라며, 지금은 일시적 변동성이라기보다 강달러와 국내 수급 불균형이 맞물린 국면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상반기 평균 환율도 외환위기급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간 거래 종가 평균 환율은 달러당 1484.56원으로 집계됐습니다. 2분기 평균 환율은 1501.64원이었습니다.

반기 기준으로는 1998년 상반기인 1494.80원 이후, 분기 기준으로는 1998년 1분기인 1596.88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1998년은 외환위기 직후라는 점에서, 이번 환율 수준이 얼마나 이례적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올랐나

가장 큰 문제는 달러화 강세가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달러 강세 압력이 커졌습니다. 간밤 미국과 이란이 공격 중단에 합의하면서 뉴욕 증시에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환율 상승 흐름을 꺾지는 못했습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101선을 웃돌았습니다. 엔화 약세도 원화에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의 배경에는 미국 금리 인상 전망에 따른 강달러 현상과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매도, 정부 구두개입도 먹히지 않는 엔화 약세라는 삼중고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이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해 강달러를 용인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전문가 설문, 하반기 환율 상단 1600원

서울경제신문이 30일 주요 경제학과 교수와 환율 전문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 올 하반기 환율 밴드 최상단으로 1600원이 제시됐습니다.

허인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하반기 환율의 최대 변수는 미국이 연내 금리를 올릴지 여부라며, 4분기에 외국인의 주식 리밸런싱 수요가 마무리된다고 하더라도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환율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금리가 올라 한미 금리 차가 확대되고 대미 투자 집행이 본격화되면 1600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현재 국내 증시는 외국인의 매도 속에 기관과 개인의 매수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가는 구조라며, 국내 증시가 조정받지 않는 한 외국인의 리밸런싱이 하반기에도 이어져 달러 환전 수요에 따른 원화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최고 환율은 종가 기준 1570원대였고, 장중 최고가도 1600원을 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전망은 그 기록까지 뛰어넘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은행 7월 금리 인상도 역부족이라는 진단

흥미로운 점은, 한국은행이 7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환율을 끌어내리는 데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분석이 함께 나온다는 것입니다.

서울경제에 따르면 한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7월 금리 인상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재료라며,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은이 연내 2회 이상 올리겠다는 시그널을 내보내지 않는 한 하반기에 환율이 1600원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한 차례 금리를 올리는 것만으로는 시장의 기대를 바꾸기 어렵다는 의미로, 향후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메시지가 얼마나 강력한지가 환율 안정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그래도 완화 요인은 남아있다

다만 모든 전망이 비관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분기 및 반기 말 외국인의 리밸런싱 수요가 일단락되고,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권 상장에 따른 대규모 달러 유입이라는 공급 변수가 대기하고 있다는 점은 완화 요인으로 거론됩니다.

다만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이 빠질 때마다 실수요자가 달러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원화에 쉽게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기는 어려운 구도라며, 외국인의 지속적인 국내 주식 비중 축소 움직임도 우려스러운 요인이라고 짚었습니다.


마무리

50조원이라는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투입하고도 환율 상승을 막지 못했다는 사실은, 지금의 강달러 국면이 단순한 일시적 변동이 아니라 구조적인 힘에 의해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미국의 금리 정책 방향과 한국은행의 7월 대응이 이 환율 흐름의 다음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이며, 1600원이라는 숫자가 실제로 현실화될지는 앞으로 몇 주간의 시장 움직임을 통해 더 분명해질 전망입니다.


오늘의 한줄평

"50조를 풀어도 못 막는 환율, 이제는 숫자보다 구조를 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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